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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복한 요양보호사입니다.

요양보호사 안명희

💡
해당 글은 케어링의 안명희 요양보호사님이 작성한 글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수상을 받은 돌봄 제공 수기입니다.

요양보호사로서 첫 발걸음

안녕하세요 안명희 요양보호사입니다.

평생 건강하고 젊은 모습으로

제 곁에 계실 줄 알았던 엄마가

한 해, 두 해 지날수록

노인성 질환을 앓기 시작하셨습니다.

자식과 가족들 위해 온 몸 던지며

평생을 사신 엄마는 자식들에게

마지막 인사와 유언장까지

미리 써 놓으시고 10시간 이상 걸리는

심장 대 수술을 하셨습니다.

저는 ‘엄마만 살려주시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효도와

무슨 일이든 다 하겠습니다’라는

간절한 기도를 드렸습니다.

온 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으로

엄마는 기적적으로 수술에 성공하셨고

살아나셨습니다.

그러나 평생 드셔야 하는 약들이

한 주먹이 넘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이 신경 쓰시며 관리하셔야 했고,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연세 드신 아버지가 곁에서

돌보아 드리는 것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엄마의 손과 발이 되어

식사 및 약을 챙겨드리고

청소 및 빨래, 식사 준비 등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이 필요했습니다.

저는 영어 강사로 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말에만 엄마를 챙겨 드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자녀들이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후

부모님을 돌보아드리는

가족요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님도 돌봐드리고 활동비도 나오는

일석이조의 행정 정책에

새삼 감사했습니다.

그것이 저의 요양보호사로서의

새로운 발걸음이었습니다.

거주지 가까운 곳에 요양보호사 교육원이 있어

문의를 하고 수강신청을 하였습니다.

교육시간 중에 강사님께서

“대한민국 전 국민이 요양보호사가

되게 하는 것이 꿈이요, 목표”라고 하셔서

요양보호사의 역할이 크고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교육이수와 자격증 취득 후,

케어링에서 요양보호사 새내기가 되었고,

가족요양을 하면서 방문요양까지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방문요양 요양보호사로서

처음으로 케어하게 된

어르신과의 만남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최 OO 어르신과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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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단발 머리를 가지런하게 빗으시고

쌍꺼풀 눈에 고운 피부를 가지고 계신

어르신을 처음 뵈었을 때

최씨 성을 가지고 계셔서

까다롭고 고집도 많으실 거란

편견을 가졌습니다.

어르신은 본인의 상황과

주변 환경 등을 잘 표현하셨고,

집안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5년 동안 어르신과 함께 살아온

하얀 페르시안 고양이는

조용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주인을 닮은 것 같았습니다.

어르신이 손주 다루듯 아끼고 보살피는 모습에

왠지 모를 부담감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르신은 편안해 보이고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어르신은 아픔이 많았습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아파도 아프시다는

말씀을 잘 안 하시고,

그냥 참고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혼자 계시는 어르신을 뵐 때

고독한 노인의 모습에 안타까웠습니다.

어르신의 아버지는

어르신이 여섯 살 때 돌아가셨고,

열 살 때 어머니마저 돌아가셔서

외롭고 슬픈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어르신은 남부럽지 않은 아들, 딸, 며느리,

사위가 있지만 혼자서 감내해야 하는

서러운 삶을 고스란히 안고 계십니다.

먼저 저 세상으로 가신 남편은

젊은 시절에 가정을 돌보지 않아서

어르신이 자식들을 키우고 살림 꾸려가느라

고생을 수없이 하셨습니다.

어르신 삶의 질을 떨어뜨린 노인성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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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고생은 어르신의 몸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어르신은 오래된 골다공증과 요통,

관절염과 척추 협착 시술로 인해

이동 시에 허리가 많이 구부러지셨고,

보행 워커와 실버카를 의존하지 않고는

외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허리도 수시로 아프고

고질적인 하지 통증으로 인해

주 2-3회 한의원 진료를 다녔습니다.

왼쪽 다리는 시도 때로 없이 저리고 아프셔서

집 안에서의 이동에도 보행 워커를

사용하셨습니다.

주무실 때 예고 없이 찾아오는 다리 저림에

불안해 하셔서 안마기를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셔서 낙상 위험이 아주 높았고,

개인 위생 활동과 화장실 사용 등

신체 활동시에 부분적 도움이 필요하였습니다.

백내장, 녹내장으로 시력도 좋지 않았습니다.

요실금도 있으셔서 외출 시

요실금 팬티를 착용하셔야 합니다.

어르신의 신체기능 저하와 노인성 질환은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때론 그냥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셨습니다.

입맛도 별로 없으시고, 틀니를 하고 계셔서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잘 드실 수 없습니다.

혼자 계셔서 시장기가 있으면 식사를 하시고,

배가 고프지 않으면

하루에 한 끼나 두 끼만 드실 때도

많았습니다.

신체 활동으로 어르신 삶의 질 높여 드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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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에게는 신체 기능 유지,

강화가 우선적으로 필요했습니다.

스트레칭은 근육과 건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조직)에

탄력을 주고, 유연성을 높여줍니다.

아울러 집안일과 일상생활로 인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어르신께 필요한 활동임을

센터의 교육을 통해 배웠습니다.

어르신께 이와 같이

필요한 스트레칭을 하고자 했으나

처음에는 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동안 하지 않았던 스트레칭을 하자고 하니

귀찮아 하셨습니다.

어르신의 건강을 위해 너무 필요한 활동이기에

저는 몇 번이고 스트레칭 할 것을

권해 드렸습니다.

“어르신, 스트레칭 하시면

혈액 순환도 잘 되고

신체 기능 유지가 되며 건강에도 좋습니다.”

“아는데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다고…

그냥 걷기 운동만 잘 할게.”

“걷기 운동과 스트레칭을 함께 하시면

효과가 훨씬 좋습니다.”

“그래도 번거롭기도 하고 힘들어서

안 할래.”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재미 있습니다.

매일 몸이 풀리는 효과도 느끼실 수 있어요.”

어르신의 고집은 생각보다 셌지만,

어르신을 운동시키려는

저의 의지는 꺾을 수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전략을 바꿔

스트레칭 제안 방법을 바꾸어서

말씀 드렸습니다.

“어르신. TV에 나오는 연예인들, 유명인들은

아무리 바빠도 스트레칭과 운동은 꼭 합니다.

그 사람들은 스포츠 전문가가

개인 방문하여 운동하는데

레슨비가 한 달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 어, 그래? 진짜루?

그렇게 돈이 많이 들어?

난 전혀 몰랐었네.”

“제가 전문 운동 코치가 있는 헬스장에 다녀서

스트레칭도 괜찮게 지도할 수 있는

요양보호사입니다.

지금이 어르신에게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음, 그래. 한 번 해 봅시다.”

“어르신들을 위한 방문재할운동은

1:1 맞춤으로 시간당 10만 원이나 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만 한다고 해도

한 달에 수십만 원 이상 지출됩니다.

저는 어르신을 위하여 매일 주 5회 스트레칭과

운동을 무료로 할 수 있게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아이구.. 감사해라.

고마워. 진짜 고마워요.”

어르신은 이 날부터 바로

스트레칭을 시작하셨고,

이렇게 시작된 어르신과의 스트레칭은

1년 가까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헬스장에서 스트레칭을 배웠지만,

케어링 방문요양센터 교육 시간에 얻은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센터 교육 시간에 노인 스포츠 지도사 및

재활건강 운동 전문 강사님이 오셔서

스트레칭 강의를 해 주셨는데,

실습 때 배운 스트레칭을

어르신 신체 활동에 활용했습니다.

소도구를 활용한 운동도 매우 유익하였습니다.

운동의 목적이 신체 기능 향상에 있음으로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강의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뵈었을 때 어르신은

주 2-3회 침 맞으러 한의원에 가셨는데

꾸준한 스트레칭, 운동, 안마기 마사지 등으로

현재 한의원 방문이 월 1-2회로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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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주무실 때 다리 저림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하십니다.

관절구축 예방운동으로 손목, 손가락,

팔, 팔꿈치, 발가락 등을 이용한 스트레칭을

지금까지 매일 하고 있습니다.

목 풀어주기, 어깨, 몸통 운동,

옆구리 운동, 다리 쭉 펴주기 등의 스트레칭은

이제 어르신께서 스트레칭 모델로

선정돼도 될 정도로 잘 하십니다.

센터에서 제공한 소도구 활용이

어르신과 함께 하는 스트레칭에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탄력밴드를 이용한 다리 올려주기,

손에 잡고 작은 공 굴려주기 등은

어르신이 운동에 재미를 더 붙게 해줬습니다.

지금 어르신은 주말에도 혼자

스트레칭을 하실 정도로 재미있어 하시고

꾸준하게 하고 있어서 신체 기능이 좋아졌고

아울러 식사도 더 잘 하십니다.

어르신의 또 다른 행복, 인지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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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은 드라마 줄거리 내용,

일상생활 스토리, 지난날 가족사,

이웃 할머니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잘 말씀하셔서

치매에 걸릴 의심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따님은 어머니께서 기억력 향상

활동이나 남아있는 기능의 유지를 위해

두뇌 관련 활동을 조금씩 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하셨습니다.

어르신의 인지 기능에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센터에 말씀드렸더니 센터 사회복지사님이

보호자 개별 욕구를 반영하자고 하시며,

인지력 유지 관련 자료들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두뇌활동을 위한 소도구, 낱말 퍼즐,

숫자 관련 퍼즐,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그림 맞추기 등 다양한 인지 활동은

어르신께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갖게 해 주는 또 하나의 행복입니다.

어르신의 삶에 쉼표되기

초반에 어르신께서 화장실 변기 속을

수세미로 손을 넣어 닦아 달라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요양보호사는 파출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요양업무를 중단할까 하는

위기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르신은 어느 순간부터

저를 가족이라 생각했습니다.

어르신은 딸이 사 온 부드럽고

달콤한 치즈케익을 저에게 남겨다 주시고,

수요일 아파트 장날이면

제가 좋아하는 떡볶이 등을 사 주십니다.

명절 때 과일 사 먹으라고

현금 봉투를 주시길래 어머니의 마음만

받겠다며 정중하게 사양했습니다.

뭐라도 있으면 챙겨주시려고 해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어르신께서 “나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고,

매일 즐겁게 운동할 수 있게 도와주어

고마워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내가 죽을 때까지

선생님과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이 말 듣자마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요양보호사로서 걸음을 막 시작해서

어설픈 부분들이 많았을 텐데,

어르신이 이렇게 저를 좋게 생각하실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어르신은 평생을 자식과 가족을 위해

사셨으면서도 여전히 남은 여생을

자식들의 행복과 가족들의 평안을 위해

보내고 싶어하십니다.

저는 어르신의 고단한 어깨를

잠시 쉬게 해 주는 삶의 쉼표가 되어

행복한 웃음을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행복한 요양보호사입니다

요양보호사 새내기 때 전문 요양보호사로

잘 수행하기 위해 센터장님께서 해 주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어르신이 갑이고 요양보호사가 을입니다”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어르신들과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말씀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제 1년쯤 지나니

갑과 을의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습니다.

요양보호사로서 어르신을 섬김의 자세로

전문적인 요양보호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재가 방문 요양서비스를 하면서

사소한 속상한 일들을 묵묵히 들어주고

해결점을 찾아주는 센터장님과

사회복지사 관리자님들 덕분에

오늘까지 왔습니다.

센터장님과 직원분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을 것입니다.

매월 직원회의를 통해 어르신 요양 서비스를 위해

요양보호사들이 전문가로 설 수 있도록

아낌없는 응원과 지원을 해 주심에

늘 감사드립니다.

저는 기존부터 해오고 있는 영어강사와 더불어,

새로운 삶의 쉼표로 어엿한 전문 요양보호사로

세워져 가는 2년 차 행복한 요양보호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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